경기도는 동일한 광역지자체에 속해 있지만, 각 시군이 운영하는 쓰레기 분리수거 방식은 놀라울 만큼 다르다. 특히 성남, 용인, 평택은 인구 수나 도시 규모 면에서도 유사한 편이지만, 분리수거 정책과 실행 방식, 행정 단속의 강도, 시민들의 참여도에서는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이사만 했을 뿐인데 쓰레기를 버리는 방식이 바뀐다’는 경험담은 더 이상 우스갯소리가 아니다. 이번 글에서는 성남, 용인, 평택 세 도시의 분리수거 규정과 현장 실행 방식, 실제 시민들의 체감까지 종합적으로 비교하여, 독자가 이사나 전입 시 겪을 수 있는 시행착오를 줄이는 데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자 한다. 쓰레기 분리수거는 단순한 환경문제가 아니라, 지역 생활문화에 적응하는 핵심 요소라는 사실을 이 글을 통해 알 수 있을 것이다.
분리수거 항목 및 분리기준 비교
성남시는 친환경 도시 전략의 일환으로, 분리수거 항목을 매우 세분화하고 있으며, 관내 모든 아파트 단지와 주택가에 분리배출 안내 표지판을 일괄적으로 설치하고 있다. 성남시의 공식 분리수거 항목은 ▲종이류, ▲종이팩, ▲플라스틱, ▲비닐, ▲고철 및 캔류, ▲유리병, ▲스티로폼, ▲의류, ▲형광등·건전지 등 9가지로 나뉘며, 각 품목마다 반드시 ‘세척 후 배출’, ‘라벨 제거’, ‘물기 제거’ 등의 조건이 붙는다. 특히 ‘투명 페트병’과 ‘일반 플라스틱’은 반드시 분리해서 배출해야 하며, 혼합 배출 시 수거 거부 및 과태료 부과 사례도 있다. 성남시는 분리수거 교육에 있어서도 적극적이며, 동 주민센터에서 매년 ‘분리배출 시민교육’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용인시는 대규모 신도시 개발과 함께 다양한 주거 형태가 공존하는 도시로, 분리수거 기준은 지역마다 조금씩 다르다. 공통 항목은 성남과 유사하지만, 일부 지역에서는 비닐류와 플라스틱을 혼합 배출하는 것을 관행처럼 허용하기도 하며, 단속은 느슨한 편이다. 특히 수지구와 기흥구 등 대단지 아파트가 많은 지역은 관리사무소 중심의 자체 분리수거 지침이 강하게 작용하고, 정작 행정 기준과는 다소 괴리가 있는 경우도 있다. 예를 들어 ‘스티로폼 트레이’의 경우, 어떤 단지는 일반쓰레기로 버리라고 안내하는 반면, 다른 단지는 깨끗이 씻어 재활용함에 넣으라고 권장한다. 이런 불일치는 시민들의 혼란을 유발하고, 분리수거의 효율성에도 영향을 미친다.
평택시는 최근 인구 증가와 함께 신도시 지역(고덕, 동삭지구 등)과 구도심 지역(안중, 통복동 등)의 분리수거 수준이 극명하게 갈리고 있다. 평택시는 행정적으로 분리수거 기준을 홍보하고 있지만, 실질적으로는 ‘지역 내 환경관리원’의 판단에 따라 수거 여부가 달라지는 경우가 많다. 특히 평택은 산업단지와 외국인 밀집 지역이 많아, 다국어 분리수거 안내가 잘 갖춰져 있지만, 시민들이 실제로 따르는 비율은 낮은 편이다. 일부 지역에서는 투명 페트병과 일반 플라스틱을 함께 버려도 수거되는 일이 많아, 분리배출에 대한 긴장감이나 규범의식이 낮다는 평가도 있다.
배출 요일 및 수거 주기와 수거 방식
성남시는 구별·동별로 매우 정교한 쓰레기 배출 요일제를 운영하고 있다. 예를 들어 분당구의 한 아파트 단지는 ▲월·수·금: 재활용품 배출일, ▲화·목: 일반쓰레기 배출일, ▲토·일: 대형폐기물 배출 제한일 등으로 세부적으로 구분되어 있으며, 성남시는 이를 주민센터 홈페이지와 고지서에 명확히 안내한다. 음식물 쓰레기는 RFID 시스템을 적용해 버린 양에 따라 자동으로 수수료가 청구되며, 일부 지역은 음식물 쓰레기 투입기 앞에 ‘계량 전자 저울’까지 설치되어 있어 시민들은 높은 경각심을 갖고 배출한다.
용인시는 배출 요일 기준이 존재하긴 하지만, 단독주택 밀집 지역이나 구도심에서는 수거 차량이 순환하는 방식으로 쓰레기를 수거하므로, 실질적으로는 ‘매일 아무 때나 배출 가능한 지역’이 적지 않다. 대신 아파트 단지에서는 ‘공동 분리수거장’을 중심으로 요일에 상관없이 쓰레기를 내놓는 구조가 일반적이다. 이는 시민 입장에서는 편리하지만, 오히려 음식물 쓰레기의 부패나 악취 문제, 해충 발생 등의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용인시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일부 지역에 냉장형 음식물 수거함을 시범 도입했지만, 아직 보편화되지는 않았다.
평택시는 지역 간 인프라 격차가 가장 큰 편이다. 고덕신도시는 미군기지와 고급 주거단지가 혼합되어 있어, RFID 음식물 쓰레기 시스템과 투명 봉투 사용이 보편화되어 있는 반면, 통복시장이나 안중읍 일대는 여전히 전통적인 ‘분리배출 없는 종량제봉투 투입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평택시는 공식적으로는 쓰레기 배출 요일을 공지하고 있지만, 실제 시민들은 ‘이웃이 버리는 시간에 맞춰 같이 배출’하는 방식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다. 이로 인해, 분리수거 규정 위반 민원도 꾸준히 접수되고 있으며, 행정에서 민원 발생 시 일회성 단속으로 끝나는 경우가 많다.
실제 시민 체감도 및 분리수거 문화 비교
성남시 시민 A씨는 “처음에는 플라스틱 병에서 라벨을 굳이 떼야 하나 싶었지만, 관리사무소와 주민들의 압박이 꽤 심해서 금방 적응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RFID 음식물 시스템은 돈으로 바로 연결되니까 쓰레기를 버릴 때마다 긴장하게 된다”며, 성남은 분리수거에 대한 시민 인식이 높은 도시라고 평가했다. 분리수거장에서 CCTV를 설치하고, 경고 스티커까지 부착하는 문화는 분리수거를 생활의 일부로 만들어 주고 있다.
용인시 주민 B씨는 “아파트에서는 관리사무소에서 매달 쓰레기 관련 공지를 해주니까 잘 따라가지만, 친척집 단독주택은 그냥 알아서 버리라고 해서 너무 헷갈렸다”고 말했다. 그는 “용인은 동네마다, 심지어 단지마다 규칙이 달라서 분리수거를 배우는 데 시간이 꽤 걸렸다”고 덧붙였다. 편리함은 있지만, 통일된 기준이 부족하다는 점에서 불만을 제기하는 시민들이 많다.
평택에 사는 자취생 C씨는 “쓰레기 분리수거에 대해 딱히 뭐라 하는 사람도 없고, 수거도 다 해가니까 그냥 버린다”고 말했다. 그는 “고덕신도시 쪽은 좀 엄격하다고 들었지만, 내가 사는 통복동은 그런 게 전혀 없다”며, 지역에 따라 시민 체감도가 매우 다르다고 말했다. 그는 오히려 “쓰레기 버리다 주민끼리 싸우는 걸 본 적도 있다”며, 규정보다 문화와 소통이 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고 전했다.
기준은 같지 않아도, 정보와 실천이 해답
성남, 용인, 평택은 모두 경기도 내 주요 도시이며 인구 밀집 지역이지만, 분리수거 규정과 실행 방식, 시민 체감은 매우 다르다. 성남은 체계적이고 엄격한 행정 기반의 시스템, 용인은 지역 자율성과 편의 중심, 평택은 신도시와 구도심의 격차가 극명한 이중구조적 특징을 보인다. 중요한 것은 시민 스스로가 정확한 정보를 바탕으로 쓰레기를 올바르게 배출하는 습관을 갖는 것이다. 이사나 전입 시에는 반드시 해당 시청, 주민센터, 또는 아파트 관리사무소에서 제공하는 최신 분리수거 지침을 확인해야 하며, 실제 생활자들의 체감 정보를 참고하면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다. 쓰레기 분리수거는 지역 행정이 만들어낸 시스템이자, 시민의 의식 수준을 보여주는 바로미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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